Small Wars Journal에 실린 기고문에서 필자들은 태평양의 무인체계 조우를 다룰 규범이 비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계기는 6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기업 Seasats가 운용하는 소형 자율 수상선이 중국 Type 052D 유도미사일 구축함에 바짝 접근해 상세 영상을 촬영한 일입니다. 접촉은 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약 65 miles 해상의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벌어졌고 부상자도 경고사격도 없었습니다.
미국·중국·호주·일본·대만은 공중·수상·수중 무인체계를 앞다퉈 개발하고 배치하고 있습니다. 호주 MQ-28 Ghost Bat은 Valiant Shield 훈련에서 미국 F-15EX와 편대비행을 했습니다. 필자들은 승무원 위험이 없고 일부 임무는 유인 장비보다 비용이 낮다는 점을 각국이 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동아시아·태평양은 세계 무역의 32%를 차지하는 해상 활동의 중심이어서 이 지역의 위기는 세계 경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4년 역내 해군들이 승인한 Code for Unplanned Encounters at Sea(CUES)는 자발적·비구속 규범이며 무인 플랫폼의 운용자 식별과 원격 조종자 연락을 규정하지 않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6년 5월 승인한 자율운항선박 첫 국제 안전 코드도 의무가 아니고 주로 상선용입니다.
필자들은 접근한 무인체가 촬영, 재밍, 공격 준비 중 무엇을 하는지, 원격조종인지 자율 운용인지 가릴 단서가 적다는 점을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정찰 드론 한 대의 피격이나 나포가 연쇄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가정하고, 식별 표식·검증된 운용자 연락처·최소 이격거리·단계적 확대 절차·민간 소유 시스템에 대한 국가 책임을 담은 보완 규약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주권 분쟁 해결이나 합법적 군사 작전 제한은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주도국으로는 호주와 일본을 거론했습니다.
필자들이 짚은 대로 군함은 접근한 기체가 상업 고객용인지 기술 시험인지 정보 임무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소유자와 조종자를 가늠하기 어려운 소형 무인체가 민감한 곳에 나타나는 문제는 FPV(일인칭 시점 비행) 운용자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제안된 식별 표식과 운용자 연락처는 민간이 만든 기체의 책임 소재를 묻는 항목으로 읽히며, 국내 드론 운용 규범을 생각할 때도 참고할 사례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은 필자들의 제안 단계입니다. 중국까지 포함한 합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무인체계를 늘리는 나라라면 어디서든 비슷한 조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한국 업계와 이용자도 식별·연락 체계와 운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규범 논의의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