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on the Rocks에 실린 기고에서 필자 켄턴 G. 파사나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정밀화력이 지상 기동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필자는 기동이 죽지는 않았지만 전차와 장갑차를 기동의 필수 구현체로 보는 가정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드론 등 로봇 정밀무기가 저고도 공역을 채우고 전선 부근의 전차와 대형 차량을 탐지·파괴하고 있습니다. 방어군이 관측한 뒤 드론을 띄워 집중 공격하고, 첫 정밀 타격으로 차량이 멈추면 추가 드론이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미군 지도부는 대규모 드론 화력으로 기갑 전력의 진로를 열 계획이지만, 필자는 1차대전 군대도 비슷한 논리를 적용했다가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습니다.
1914년 유럽 군대는 기동하도록 설계된 병력으로 참전했지만 기관총과 중포의 화력 때문에 수개월 만에 참호로 들어갔습니다. 교전국들은 크리핑 바라지(creeping barrage) 같은 대규모 포격으로 돌파를 시도했으나 사상자만 급증하고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기동은 전간기에 전차 같은 기계화 플랫폼을 완성하고 전술과 편제를 새로 짠 뒤에야 돌아왔고, 필자는 그 요인을 장갑 방호가 아니라 속도와 전투 템포로 봅니다. 영국의 풀러와 독일의 구데리안도 기갑 무기의 힘을 장갑보다 속도에서 찾았습니다.
대안으로 필자는 소형 드론이 활동하는 저고도 공역을 공중 연안(air littoral)이라 부르고, 이를 소형 항공력으로만 보지 말고 지면을 밟지 않는 무인 지상 차량처럼도 상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상 속 플랫폼은 소모성 소형 드론보다 크고 내구성이 높은 재사용형 멀티로터(프로펠러 여러 개로 뜨는 기체)로, 지뢰·진흙·도시 잔해 같은 장애물과 무관하게 이동하며 AI 보조 유도미사일과 자동소총을 실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정밀 사격통제 경기관총과 경량 견착식 대전차 미사일 4발의 총중량 50킬로그램이 드론 적재능력 범위 안이라는 예로 들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최대 수십 대의 반자율 군집을 한 사람이 원거리에서 하나의 단위로 통제하는 형태가 장갑차를 대체한다고 구상합니다.
이 구상은 장갑차 무용론이 아니라 기동을 어떤 플랫폼으로 구현하느냐를 다시 묻는 제안입니다. 기고에 소개된 살리나스·애스큐·르베이의 지적은 기동 부대가 드론 항공력을 직접 휴대해 쓰는 방식을 효과적이라고 본 반면, 필자는 드론 자체를 기동 수단으로 놓습니다. 소형 기체를 항공 자산으로 다룰지 지상 장비에 가깝게 다룰지가 두 관점의 차이입니다.
FPV(1인칭 시점 비행) 이용자에게는 취미·경주용 기체와 같은 멀티로터 형태가 군사 구상의 주력 플랫폼으로 거론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다만 시험 결과가 아닌 필자 개인의 구상이므로, 재사용형 대형 멀티로터의 비행 성능과 운용 비용은 이 글만으로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소형 드론 업계에서도 군집 제어와 적재 설계 같은 분야에 군의 관심이 쏠릴지 지켜볼 만합니다.


